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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의 근무시간

84 2018.05.17 00:07

짧은주소

본문

"혼이 죽으면 육에서 벗어나고...귀찮아!“

 

 신백국의복 같지 않은 검은 드레스와 그 위에 보라 빛 장유를 걸친 소녀가 책상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도술사가 본다면 부적을 제작하는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리라. 책상은 손님맞이용으로도 쓰는 지 화폐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기다란 옅은 보라빛 자신의 머리카락들과, 화폐들을 피해서 그림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깔끔한 손놀림으로 작업을 끝 마쳤다. 

 

딸랑딸랑

"어서오세...“

 

 소녀가 책상과 머리의 정리를 끝내자 문에 달려있던 방울이 울리면서 서늘한 꽃샘추위가 딸려 들어온다. 횡령과 사기의 기회가 왔음을 기뻐하던 소녀는 들어온 사람을 보고 우거지상이 됐다. 백색의 선비복장에 복숭아 가지가 그려진 부채를 들고, 풍성한 은백색의 꼬리와 여우의 귀는 누가 봐도 여우수인이다. 30대의 올곧은 몸가짐을 지녔지만 삐뚤어진 눈매가 인상을 망쳐놓는다. 그러한 남자가 서리늑대 한 마리를 데리고 들어왔다. 늑대는 갑자기 코를 킁킁 거리더니 소녀를 보기 시작했다.

 

"향랑아. 숙제는 했느냐?" 

"그렇긴 한데...왠 늑대에요? 호백님.“

 

 향랑은 멀~찍히 떨어지고 싶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문과 책상의 거리는 거의 코 앞 이였다. 늑대는 갑자기 향랑을 향해 몸을 날리려다 넘어졌다. 늑대는 다시 시도하려 했지만 앞발을 다쳤는지 신통치가 못하다. 자세히 보니 양 앞발에 한번 도 본 적 없는 옷가지로 응급처치만 한 곳에 피가 배여 있다.

 

“이국에서 온 사냥꾼의 늑대다. 덫에 걸렸는데 치료할 도구가 떨어졌다고 해서 맡아주기로 했다.”

“기간과 가격은요?”

 

 호백은 ‘씨익’ 웃으면서 적당히 바가지 씌운 가격을 불렀고, 향랑은 역시라면서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늑대가 사람이었으면 어디로든 신고했을 속세에 찌든 미소들이었다. 호백은 늑대를 맞기고 할 일이 있다면서 가게 구석에서 여우가면을 들고 나갔다.

 

“입에서 냉기를 뿜어낼 줄 아니 조심해라. 그리고 이번 숙제는 냉기를 봉인 하는 거다. 성공하면 저번의 기물파손은 없던 일로 해주마.”

“윽...그건 제가 아니라 곰이 한 건데.”

 

 딸랑딸랑 

 

 호백은 바쁘다는 것처럼 무시하고 나갔다. 그러자 향랑은 늑대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부터 확인했다. 그러더니 책상 밑에 있는 서랍에서 약재와 붕대를 꺼내 치료해주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늑대가 자신머리카락을 사탕처럼 핥아 데고, 기대서 자려고 하자 차마 표현 못 할 부적절한 방법으로 제압했다. 그 과정에서 온갖 말 못할 부조리를 당한 것은 당사자인 늑대와 향랑만 알 것이다. 

 

 

치료가 끝나고 잔 상처가 늘어나고 탈진한 늑대를 구석에 놔두고 향랑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침으로 범벅된 머리를 부적들로 씼은 후 빗으로 천천히 정리한다. 향랑은 정리가 끝나자 늑대에게 물을 주기위해 부적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검은 연기가 나는 족자와 도자기들 옆에도, 두두리 나무로 만들어진 부채나 나무식기 앞에도, 종이 속의 온갖 것들이 움직이는 것 같은 기묘한 그림들 뒤에도 없다. 마지막으로 낡은 온갖 대륙의 책이 섞여 있는 책장들까지 훑어 봐도 종이는 보이지 않는다. 향랑은 ‘판매용’ 용지 밖에 남지 않은 사실을 깨닫자 고개를 책상에 박았다.

 

 

 그리고 늑대를 노려보자 탈진해 있던 늑대가 가게 밖으로 도망치려한다. 다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늑대를 가게에 있던 밧줄로 제압하고 향랑은 저울질을 하기 시작했다. 나가서 쫓기는 걸 감수하고 20분 거리에서 물을 떠올 것이냐. 아니면 판매용 용지를 물의 부적으로 만들어 쓸 것이냐. 보통 이들이었다면 쓰고 나중에 사정을 설명하면 판매용 용지도 괜찮을 거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향랑이 그 소리를 들었다면 날카로운 바람의 부적을 입에 넣어준 뒤 발동했으리라. 향랑은 판매용 종이를 함부로 썼다가 24시간 동안 부적제작만 하는 벌을 받은 뒤로는 자신이 필요한 물건은 밖에 나가서 조달하는 걸 선호했다. 

 

 

필기구와 먹을 것 만 있으면 생활이 가능했으므로 그 주기도 매우 길었다. 거기에 요즘은 한창 이 식사비 없음, 무임금, 초과 근무는 기본에 별도의 임무까지 부여하는 이 직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터라 정신이 없어서 밖에 나갔다 오는 걸 놓쳤다. 향랑은 짧게 고민을 끝내고, 만들어둔 부적 7장과 물지게를 챙긴 뒤 잠시 한숨을 쉬고 가게 밖으로 나선다. 가게는 휘황찬란한 푸른 기와에 두두리 나무로 만든 기둥이 튼튼해 보인다. 허나 향랑이 몇 걸음 때자마자 그 곳에는 초라한 초가집 한 채만이 보인다.

 

“언제 봐도 적응 안 될 것 같았는데 괜찮네.”

 

 향랑은 발걸음을 빠르게해서 길을 재촉했다. 평소 자주 다니는 곳은 아니지만 수백 번은 왕래한 길이기에 운신은 가볍다. 날이 아직 추워서 그런지 중간 중간 보이는 침옆수의 그늘 밑에는 눈이 약간 남아있지만 한 달 안에 녹을 것이다. 

바스락!

 

“특제 바람부적 발동.”

 

왼쪽으로 폭포를 끼고 천천히 올라가던 향랑은 오른쪽 수풀에서 소리가 들리자마자 부적을 꺼내 던졌다. 돌풍이 만들어지면서 수풀의 일대가 흔들렸고, 수풀에서는 토끼 3마리가 도망쳤다. 괜히 부적 하나 날렸다고 투덜거리던 향랑은 잠시 후 폭포의 꽤나 상류로 올라갈 수 있었다. 

 

부스럭! 부스럭!

꾸우... 꾸웨에에..꿀!

 

쉬지도 않고 한 손에 부적을 쥐고 주변을 살피면서 조용히 물을 뜨고 가려던 향랑은 이번에는 침착하게 소리가 들리는 곳을 봤다. 그곳을 보자 크고, 아름다운, 멧돼지 두 마리가 있었다. 부적을 던져서 쫓으려던 향랑은 무심코 물을 흘리지 않으려다 떨어트렸고, 멧돼지들은 바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무거나 나와라!”

퍽! 퍽!

꾸우우우엑! 꾸엑!

 

 향랑이 급한 김에 집히는 데로 부적을 발동하자 멧돼지들의 밑에서 땅이 솟아올랐다. 맷돼지들은 평생 경험하기 힘든 하늘 구경을 하고 뒤집혔다. 향랑은 다급하게 가게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우 유감스럽게도 멧돼지들은 전력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향랑이 다급하게 불의 부적을 찾았지만 급하게 도망치느라 떨어트렸나 본지 보이지가 않는다.

 

“왜 나올 때마다 이래야 돼!”

꾸우우우! 꾸에에엑!

 

 향랑은 한두 번 도망친 게 아닌지 물이 반의 반 정도 남은 물지게를 가지고도 폴짝폴짝 폭포를 따라 내려온다. 어느 순간 멧돼지들이 사라지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자 초라한 초가집이 보이다. 향랑의 이제 끝났다는 생각은 전에 봤던 곰이 가게 근처에서 서성거리는 걸 보자 사라졌다.

  

으르억.

 

 곰은 꿀통을 찾은 것처럼 다가왔고 향랑은 부적수를 확인해봤다. 급하게 내려오느라 흘린 건지 1장밖에 안 남았다. 이걸로는 못 잡고, 까딱하면 죽는다. 곰이 자신을 핥다가 한 대 치거나, 물면 그대로 골로 가는 거다. 그리고 곰이 천천히 향랑에게 다가오자 향랑은 어쩔 수 없이 가게에서 횡령해둔...

 

“안 본 사이에 빌린 거죠.”

 

 잠시 빌린 가게의 물품을 꺼내들었다. 검은 색의 불길하기 그지없는 족자였는데 검은 기운이 풀풀 풍겼다. 향랑이 두 눈을 질끈 감고 붉은 실로 둘둘 말린 봉인을 풀고 곰을 향해 펴자. 

 

끼야야야야야야야야약!

 

 귀곡성이 울리면서 곰이 화들짝 놀랐다. 향랑은 그 틈을 타서 물지게를 메고 그림을 다시 붉은 실로 봉인한 뒤 가게로 재빠르게 뛰다가 넘어져서 굴러갔다. 초가집이 몇 번 구른 사이에 기와집으로 바뀔 거리로 들어오자 향랑은 겨우 안심했다.

 

“하아...후우...후...살았다.”

“아니다. 향랑아. 넌 이제 죽는 게 나을 거란다.”

 

 거친 숨을 고르던 향랑이 인기척을 느끼자. 그 곳에는 호백이 있었다. 부채로 얼굴을 가린 상태라 눈매만 보여서 굉장히 사악해 보인다. 꼬리의 귀가 빳빳해진 상태로 누가봐도 노기에 가득찬 상태다. 다급히 족자를 뒤로 숨겨보지만 이미 업질러진 저 물지게와 같은 형세다. 

 

"어...벌써 오셨어요?"

“가게를 허락 없이 이탈한 건 넘어가도 돌보라 한 늑대는 탈진시켜놓고, 가게의 기물을 무단으로 소지하다가 사용했다. 이번에는 24시간동안 그림으로 부적을 만들어라. 그림으로서도 부적으로서도 모두 상등품이 최소 6점이 없으면 하루 쉬었다가 다시 시키겠다.”

 

 향랑이 ‘더 이상은 못 참아!’라는 말과 함께 부적을 발동해서 가게의 문이 날아가버림과 동시에 최소 6점은 12점으로 늘어났다. 안에 있던 늑대는 갑자기 날아간 문을 깜짝 놀라면서 지켜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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