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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거천리 에필로그 소설]누군가의 복권

23 2018.09.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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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불현듯 갑자기 떠오른 게 있어. 조금은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지만 말이야. 내가 한창 털보 영감과 같이 다니며 견습 해결사로 일하고 있을 때의 일이야. 털보는 정말... 항상 나에게 잔소리, 또 잔소리. 그래! 항상 잔소리 뿐이였어. 조금만 실수해도 매번 걷어차기나 하고 말이야. 그래서 하루는 그 영감 사무실에서 대판 싸우곤 집에 터덜터덜 돌아왔어. 이겨서 왔냐고? 그럴리가, 그 영감이 해고얘기부터 들먹이는 데 통 말이 통해야지! 어쨌든 난 마루에 걸터 앉아 사촌누나랑 그날 털보 영감과 싸운 얘기를 털어놨어.

"하아... 오늘도 털보한테 완전 깨졌어! 맨날 나만 가지고 그런다니까..."

"어이구 멍청아, 네가 하도 까부니까 아저씨가 뭐라 한 거겠지."

"아이 아니거든! 난 분명 그 영감탱이가 그렇거 하라고 했더니 이제와서 그러고 있잖아! 아 씨... 이모는 뭐 이런 싸이코를 던져준거야!"

그날 내 푸념에 누나는 킥킥거리면서 웃기만 했어. 그럼 누구 밑에서 돈 버는 게 쉬운 줄 알았냐고 말이야. 그 말에 나는 성질내면서 한탄했지.

"에이 짜증나, 왜 하필이면 어정쩡하게 수인으로 태어난건데... 다음 생엔 진짜 고양이로 태어날테다!"

"푸흐- 고양이로 사는 건 쉬운 줄 아냐? 그것도 좋은 주인을 만나야 쉽게 살지."

아... 그것도 그렇네. 나는 단박에 수긍하고 말았어.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누나는 키득 웃더니 나를 보며 말했어.

"애초에 네가 당장 죽기라도 하냐? 지금생도 못살겠다며 다음 생으로 때우겠다니 개가 웃겠다."

"아이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꼬리하난 겁나 잘 잡네 짜증나게."

"아하핫- 진짜야. 고양이들은 좋은 주인 잘 만나기도 거의 하늘의 별따기라더라. 악질적인 주인만나 고생할 바엔 지금이 낫겠다."

"...."

내가 아무말도 못하고 있으니까 누나는 나한테 이렇게 말했어.

"그럼... 한 고양이의 복권이 되는건?"

"뭐?"

"그러니까... 네가 누군가에게 복권 같은 사람이 되어봐. 그럼 살만할지도 모르지."

푸드덕-

갑자기 귓전에 뭔가 큰 날갯짓 소리가 들려서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향랑이 이데아를 타고 보랏빛 밤하늘로 날아올랐어.

이상하다. 왜 지금 누나의 그 말이 생각났지? 그땐 그냥 또 이상한 소리나 한다고 생각했는 데 왜 이제 와서 또 생각난 걸까.

아, 보인다. 목적지 인가봐. 눈에 낯익은 건물들이 보이잖아. 이제 또 다른 의뢰를 해결해야지. 우리는 비공정이 착륙하길 기다리며 내릴 준비를 했어.

의뢰는 결국 성공적으로 끝났어. 향랑의 부모님도 구해내고 진짜 나쁜 사람들이 누군지도 밝혀냈어. 오늘따라 밤공기가 선선하니 맑아서 기분이 좋아. 그래, 등불축제하기 좋은 날씨네.

“...시간이네요.”

“응!”

아, 아름다워. 저기 저 밤하늘을 봐! 불을 밝힌 풍등들이 밤하늘을 가득 수 놓고 있어. 저기 내가 띄운 풍등이 바람을 타고 저 멀리 날아오르고 있어. 그래, 멀리 날아가라. ‘그 녀석’ 에게도, 이모와 누나에게도, 이제는 볼 수 없는 아빠와 털보 영감에게도 이 빛이 닿을까. 지금 일행들과 보고 있는 이 밝고 잘강잘강한 빛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 의뢰를 끝내고 모두와 같이 등불을 날리는 이 시간이 너무 따뜻한 꿈결 같아서 여기서 잠시 머무르고 싶을 정도야. 까마득한 공중으로 매화 무늬를 붓으로 그려놓은 하얀 등불이 점점 멀어지고 있어. 거기에 내가 뭐라고 적어 놨게? 그래, ‘이번에야 말로 소중한 사람을 내 손으로 지켜낼 수 있도록.’ 이라고 꾹꾹 눌러 담아 적었어.

또 다시 이런 묘하고도 벅 찬 순간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모르겠어. 하지만 알겠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저 등불처럼 밝은 곳으로 누군가를 데려가 준다면, 누군가에게 또 다시 복권이 되어준다면 만날 수 있을지도.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아침, 오늘도 모험가 연합 지부에는 여러 모험가들이 이곳을 오간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자주색 보자기를 목에 맨 고양이 수인 모험가가 모험가 연합 지부를 나서며 한 의뢰지 한 장을 들고 힘차게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힘찬 목소리가 한층 더 높아진 맑은 가을 하늘을 잠시 채워주다 흩어져 갔다

“기다려!!”

 

 

 

[속거천리 에필로그 소설]누군가의 복권

(부제: 정의의 해결사가 된 이유) 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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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님의 댓글

요안의 사촌누나의 대사는 트*터의 곰 님의 글을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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