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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씽 트레일러 소설 1] 흑연(黑緣)

20 2018.08.12 23:56

짧은주소

본문

나는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달랐다. 이 달랐다는 점이 좋은 의미였냐 아니면 나쁜 의미였냐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의 쪽이다. 머리색이야 뭇 귀황국 사람들에게 흔한 칠흑같은 검은 머리였지만, 눈동자의 색은 진사처럼 붉은색을 내었고 눈가에는 눈동자처럼 붉은색의 다크서클같은 자국이 짙고 넓게 매일같이 끼여있었다. 그 덕에 어딜가나 남들에게 악마의 자식이니 뭐니 이상한 오해나 놀림이나 받고 다녔으니 제대로 친구를 사귈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책과 친구가 되기로 했다. 겉모습만 가지고 손가락질이나 하는 멍청이들이랑 실실 웃으며 어울려 다니느니 차라리 내게 도움이 될만한 지식이나 소식을 알려주는 것과 친해지는 것이 훨씬 더 내게 이득일 테니까. 그렇게 내 나이 5살, 나의 머릿속엔 여러 종류의 책들이 가득히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 책... 혹시 '도학서(道學書)' 아닌가요?"
한창 하얀 목련이 필 봄날, 내가 8살이 되던 해였다. 어머니와 저잣거리를 걷다가 삿갓을 쓰고 검은 망토를 두른 누군가가 길거리에서 내가 줄곧 읽고 싶어하던 책을 들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책에 이끌려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그 사람의 손을 잡고 오랫만에 들뜬 목소리로 그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 삿갓을 쓴 사람이 나를 향해 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나와 같은 붉은 눈동자를 하고 살갗이 몹시 흰 여인이였다.
"어엉-? 그걸 너 같이 쬐깐한 꼬마애가 안단 말이냐? 특이한 놈 이로고..."
그 여인은 붉은 눈동자를 굴려 나를 빤히 내려다보고는 콧방귀를 끼며 대꾸하다가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
"너, 혹시 너네 아버지나 어머니가 도술사시냐?"
"...네? 아뇨, 그럴리가요. 전 그저 책 읽는게 좋을 뿐인걸요."
내 대답에 그 여인은 흐응 하고 작게 소리를 내다가 재미난 걸 발견한 표정으로 내게 질문하였다.
"아하하핫-! 거 재밌구나! 폼으로 책을 읽고 다닌 놈은 아닌 거 같은데... 혹 내가 이 책을 빌려준다 해도 읽을 수는 있겠느냐? 보아하니... 중등교육을 정식으로 받을 만한 귀족 자제는 아닌 것 같다만..."
"귀족 자제가 아니라고 해서 배움의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걸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 아닙니까?"
나의 흔들림없는 대답에 갑자기 그 여인이 자지러지듯 깔깔거리며 한참을 웃고 일어섰다.
"...풉.... 후하하핫...! 누구나라... 정녕 그렇게 믿는 것 이냐?"
"...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녀는 작게 중얼거린 후, 삿갓을 조금 올리고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너... 올해 몇 살이냐?"

"...저 말씀이신가요?"

"그럼 네 놈말고 또 누가 있겠느냐?"

여인의 말에 내가 흠칫 놀라서 주의를 둘러보니 내 옆에 있었던 어머니가 어느 샌가 없어져버렸다. 이런... 벌써 다른 곳으로 가버리셨나? 그렇게 생각하며 망설이고 있을 때 또 그 여인이 나의 대답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이놈 참 희한한 놈 일세. 말 해도 안 잡아 먹는다 이놈아!"

"...! 네, 네엡...! 올해 8살 이에요... 저... 지금 어머니가 사라지셔서..."

"하이구야- 지 애미도 쏙 빼먹고 나를 잡다니. 그렇게 이 책이 읽고 싶은 게냐?"

"......"

나를 한심하다는 듯 내려다보는 그 여인의 물음에 내가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자, 그 여인은 또 깔깔 웃고는 내 옆에 쭈그려앉아 내 어깨를 토닥거려 주었다.

"하하핫-! 거 참 놀리는 재미가 있는 녀석이로세! 푸후훗..... 그래, 그렇게 읽고 싶다는 데 내 빌려줘야지. 옛다!"

"...? 정말... 빌려주시는 것 입니까?"

뜻밖의 대답이였다. 정말로 오늘 이 거리에서 처음 보는 나에게 선뜻 책을 빌려주리라곤 생각도 못했으니까. 정말 괜찮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 여인을 올려보자 그 여인이 코웃음을 치곤 대답하였다.

"후후훗, 정말 이리도 기뻐하는 걸 보면 정말 8살짜리가 맞구나. 암, 빌려주고 말고! 단, 공짜로 빌려주는 것은 아니다."

"...역시... 돈이 있어야...."

"아니, 나같은 도술사야 돈이라면 얼마든지 벌어제낄 수 있으니까.... 대신 다른 걸 요구하마. 너, 머리 굴리는 건 상당히 잘할 것 같은 데..."

그 여인은 내게 쥐어준 책을 가리키며 다시 말을 이었다.

"네 녀석이 정말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지 실험해보고 싶다. 그러니 오늘로부터 2주일 후, 지금 이 시간대에 이 고서점 앞에서 이 책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 지 내 한 번 낱낱이 물어보겠다. 만약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면...."

"....! 아이고 이 녀석이 어디갔나 했더니....! 얘! --야!!"

앗, 어머니의 목소리다. 어머니께서 내 이름을 부르며 나에게 다가오고 계셨다. 많이 화나신 걸까? 나는 어머니가 다가오자 고개를 푹 숙이고 사과했다.

"... 죄송해요.... 어머니."

"휴우... 갑자기 사라져서 얼마나 걱정한 줄 아니? 그보다... 저 분은 또 누구시고?"

어머니는 내 앞의 삿갓을 쓴 그 여인을 보며 내게 물었다. 그러자 나 대신 그 여인이 삿갓을 벗고 대신 인사하였다.

"아, 당신이 이 아이의 친모요? 참 똘똘한 아들을 두셨구려."

"..네? 그게 무슨...."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 것 같길래... 신기하여 빌려주려는 참이였소."

"...죄송합니다...! 이 애가 워낙에 책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어머니는 내 머리를 한 손으로 푹 누르시곤 자신도 나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푹 숙였다.

"아하하핫-! 그렇게 고개 숙일 건 없지않소? 그 모습이 기특해보여 빌려주려 한 것이요. 그리고... 혹시나 이 녀석이 내가 찾는 재능을 갖고 있는 녀석이라면 내 제자로 들일 욕심도 조금은 있었고 말이지."

"...그러시군요... 아니 잠깐, 그 붉은 눈... 당신은 설마...!"

"허허- 눈치가 빠르시구만. 그렇소, 내가 바로 이 고을에서 '동녘의 도인' 으로 불리는 그 여식이오. 가문에서 출가하여 온 지방을 돌아다니며 제자로 키울 아이를 찾는 중이였는 데... 마침 이 녀석이 내 눈에 띄었다오."

그 여인이 자신을 '동녘의 도인' 이라 소개하자 어머니는 고개를 더욱 숙이며 말하였다.

"...마을에 들리는 소문으로만 들었는 데... 실제로 만나뵈서 영광입니다..."

"핫핫하-! 이젠 이 마을까지 내 소문이 퍼진 건가? 뭐.. 그렇게 생각해주니 기쁘구려. 혹시라도 부인... 이 아이가 내가 찾는 그런 재능을 가진 아이가 맞다면... 또 이 아이와 만날 수 있겠소?"

그 말에 어머니는 뛸 듯이 기쁜 얼굴을 하고선 들뜬 목소리로 그 여인에게 우리집의 주소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후후훗, 알려줘서 고맙소. 이봐 꼬마, 약속을 살짝 바꾸자. 오늘부로 2주일 뒤, 이 시간에 너희 집으로 그 책을 돌려받으러 가마. 만약 네 녀석이 그 책 내용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면... 넌 내 제자가 되는 거다. 그래도 이 책을 빌리겠느냐?"

나는 그 여인의 얼굴을 보다가 잠시 어머니의 얼굴을 슬쩍 보았다. 어머니는 여전히 무언가 큰 기대를 품고 있는 듯 한, 밝은 빛을 머금은 듯한 얼굴이였다. 그 환한 표정은 나를 보며 온 얼굴의 빛이 나를 향해 환호하면서 나를 점점 앞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동녘의 도인이라는 이 검고 붉은 여인의 눈 앞으로, 그 희미하지만 뿌리칠 수 없는 빛은 나를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결국 그 여인을 보며 두어번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훗... 그렇다면 또 만나겠구나. 그렇다면...."

"아이고 아씨이-! 벌써 약속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요! 이러다간 의뢰시간에 늦을 겁니다-!"

여인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저잣거리의 저 모퉁이에서 또 다른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여인은 아차차 라고 중얼거리며 서둘러 짐을 챙긴 후, 나를 돌아보며 몇 마디를 남기며 사라졌다.

"... 내 정신 좀 보게-! 하마터면 중요한 의뢰를 놓칠뻔 했구나! 그럼 2주일 뒤에 보자! 나한텐 귀중한 책이니까 잃어버리지 말고! 그때 까지 네 녀석이 나의 '홍연' 인지 기대하고 있으마!"

 

 

그렇게 나와 그 사람과의 길고도 질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무씽 트레일러 소설 1] 흑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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